아기는 떨어뜨리고 엄마는 줍고
Montessori #1 반복 행동
하이체어에 앉아 테이블 위의 작은 컵을 손으로 잡아 떨어뜨린 아기. 엄마는 떨어진 컵을 다시 주워줍니다. 아기는 또 떨어뜨립니다. 엄마는 또 줍습니다. 한참을 반복합니다. 이런 아기를 지켜보면서 참 귀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얘가 대체 뭐하는 건가’…싶습니다. 😮💨 하지만 아기에게 이런 행동들은 단순한 장난이 아닙니다. 아기가 스스로 세상을 배우고, 몸과 마음을 조율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마리아 몬테소리(M. Montessori)는 인간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반복하고 실수하며 배우려는 강력한 내적 경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유아기는 특히 이 성향이 두드러집니다. 아기는 손을 뻗고, 물건을 떨어뜨리고, 떨어진 물건을 관찰하며 자신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몸으로 익히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반복 행동은 자기 완성(Self-Perfection)을 향한 아기의 본능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학습 활동입니다.
반복 행동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집니다.
🔬 자기 주도적 실험: 아기는 외부의 지시 없이 스스로 행동을 선택하고 반복합니다.
😅 실수를 통한 학습: 실수는 좌절이 아닌, 자신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몸으로 익히는 정보의 원천이 됩니다. 아기는 스스로 실수를 발견하고 수정하는 경험을 통해 집중력과 자기 조절 능력을 발달시킵니다.
🔥 몰입과 만족: 반복 행동은 아기의 몰입과정이며, 작은 성취를 느끼고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행동을 이어갑니다.
아기가 컵을 반복해서 떨어뜨리는 행동은 마치 과학자가 실험실에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과 같습니다. 아기는 ‘손을 놓으면 이 컵이 떨어질까?’, ‘어떻게 떨어질까?’라는 무의식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반복된 행동을 통해 그 해답을 찾고 있습니다. 반복을 통해 중력의 원리, 물체의 속성, 자신의 팔 근육 조절 능력 등 수많은 지식을 동시에 통합하는 나름의 실험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발달심리학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피아제(Piaget)는 유아의 감각운동기(0~2세)에 아이가 손과 입, 눈을 통해 세상을 배우는 과정을 강조했습니다. 컵을 떨어뜨리고 관찰하는 행동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아기가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고, 손과 시각·촉각을 통합하며 과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발달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자기주도적 실험을 통해 아기가 인지적 유연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발달시킨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양육자의 개입 방식입니다. 몬테소리 교육법과 발달심리학에 근거하면, 컵을 계속 떨어뜨리는 아기에게 “그렇게 하면 안 돼”라고 반복해서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혹은 “또 떨어뜨렸으니까 이제 컵이랑 빠빠이해👋🏻”해서 아기와 눈물 대잔치를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앞으로는 이렇게 접근해보면 좋습니다.
🍶 안전한 환경 마련하기
아기가 실험을 반복하더라도 다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세요. 예를 들어, 깨지지 않는 실리콘 컵이나 바닥에 매트를 깔아 안전하게 시도해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 관찰하기
아기가 스스로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개입하지 않고 지켜보세요. ‘아기가 어떻게 반응할까?’ 하고 마음속으로 관찰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 충분한 시간 주기
아기가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행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다려 주세요. 반복을 통해 아기는 원인과 결과, 손과 눈의 협응 등을 배우게 됩니다. (물론 양육자에게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면 어쩔 수 없겠쥬?😂)
반복 행동은 아기가 몰입을 통해 자기 완성으로 향하는 과정입니다. 아기가 컵을 떨어뜨릴 때마다 한숨을 쉬기보다,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너는 지금 세상의 이치를 깨우치는 중이구나 🧙🏻♂️
작은 반복 속에서 아이는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기준점을 만들어갑니다. 우리가 꼭 무엇을 해주지 않아도 아기는 이미 스스로 배우고 있습니다. 그저 지켜봐 주는 것만으로 아기는 성장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