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 노트 : 모차르트는 아기의 두뇌 발달을 촉진할까?

모차르트는 아기의 두뇌 발달을 촉진할까?

Research Note #1 Mozart effect

“아기에게 모차르트를 들려주면 IQ가 높아진다.”

임신을 하고 육아를 하다보면 한 번쯤은 접하게 되는 소문입니다. 아기에게 노래를 틀어주기 위해 유튜브에 검색해보면 아기의 두뇌를 발달시켜주겠다는 모차르트 플레이리스트가 줄줄이 나오죠. 양육자 입장에서는 솔깃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음악 한 곡으로 아기의 지능이 높아진다니. 그런데 문득 어떤 연구에 근거한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세상 모든 아이가 모차르트 덕분에 천재만재가 되어야 할 텐데요..🤷🏻‍♀️모차르트 말고 다른 노래 듣고싶어서 궁금해졌던 건 절대 아닙니다.

모차르트 음악을 들려주면 아이의 지능이 좋아진다는 이 흔한 믿음은 사실 과학적 연구가 대중에게 잘못 전달되면서 생긴 오해입니다. 처음 시작은 (영유아가 아닌!)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1993년 프랜시스 라우셔의 연구입니다. 이 연구는 모차르트 음악을 10분간 들은 대학생들이 공간 추리력 과제에서 일시적인 향상을 보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효과는 10~15분 정도만 지속되었고, IQ나 전반적인 지능 향상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이 연구 결과를 자극적으로 보도했고, ‘모차르트 효과(Mozart effect)‘라는 용어를 만든 돈 캠벨 같은 음악 교육가들이 ‘아기를 위한 모차르트 효과’와 같은 책을 출판하며 마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였던 것처럼 상업적으로 확산시켰습니다. (심지어 1998년에는 미국 조지아 주에서는 신생아에게 클래식 음악 CD를 제공하는 정책까지 추진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많은 연구자들이 ‘모차르트 효과’를 재현하려 했지만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1999년 크리스토퍼 샤브리스의 메타 분석 연구는 모차르트 효과가 “무시할 만한” 수준이며, 일반 지능 향상과는 무관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구에서 나타난 작은 향상은 음악 자체의 특별함보다는, 듣는 사람의 기분과 각성 상태가 좋아져 일시적으로 인지 능력이 향상되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됩니다.

즉, 우리가 주목할 점은 ‘모차르트 효과’가 영유아에게 지능 향상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증거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소문의 근거가 되는 연구는 사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였을 뿐만 아니라, 언론과 상업 마케팅이 대상을 영유아로 자의적으로 변경하여 잘못된 정보를 퍼뜨려 와전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음악이 영유아 발달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수동적으로 음악을 듣는 것과 달리, 능동적으로 음악에 참여하는 활동은 아이의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들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음악 개입(Music Intervention, MI)이 다음과 같은 발달 영역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 언어 발달: 게젤 척도 평가에서 언어 발달의 유의미한 향상이 관찰되었습니다. 음악이 언어 처리와 관련된 뇌 영역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운동 능력: 음악 활동 후 대근육 및 소근육 운동 능력 모두에서 유의미한 향상이 발견되었습니다.
  • 신경 가소성: 음악은 뇌의 신경 가소성을 촉진하고 전두측두엽 영역의 변화를 유도하여 신경 발달에 치료적 잠재력을 가집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아이와 함께하는 음악 환경을 이렇게 한번 꾸려보면 어떨까요?

🎶 다양한 음악 경험해보기

꼭 모차르트일 필요는 없어요. 동요든 아이돌 노래든 아이가 좋아하는 음악이면 충분합니다. 여러 장르를 경험하는 게 오히려 아이에게는 더 큰 즐거움이 돼요.

🕺🏻 아이와 함께 즐기기

그냥 음악을 틀어두는 것보다, 같이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손뼉을 치고 몸을 움직이면 훨씬 즐거워져요. 음악은 듣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것’이 힘을 발휘하거든요.

❣️ 정서적 유대감 쌓기

음악은 단순한 소음이나 배경이 아니라, 마음을 이어줄 수 있는 매개체예요. 아이와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순간은 서로에게 따뜻한 감정을 남기고,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추억이 될 수 있답니다.

‘모차르트 효과’라는 말은 오해와 과장 속에서 커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음악 자체의 가치를 낮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음악은 아이가 안정감을 느끼고, 감정을 표현하며, 양육자와 더 깊이 연결되는 데 큰 힘이 되거든요. 꼭 ‘머리가 좋아진다’는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해도, 일상 속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는 아이의 성장과 정서적 풍요를 돕는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이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건 거창한 ‘교육 방법’이 아닌, 함께 즐기는 작은 행복으로 생각하시면 충분합니다. 그게 바로 음악이 줄 수 있는 진짜 효과일 테니까요! 🫶🏻♥️🎶

written by Daisy 💭